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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더, 모든 아이들이 잘 자라길

by 베이지크림 2023.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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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원더, 줄거리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기는 선천적 안면기형장애를 갖고 태어난 10살 소년입니다. 외모 때문에 10살까지 엄마의 홈스쿨링을 받았지만, 어기가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 엄마는 어기를 학교에 입학시키기로 결정합니다. 입학식이 다가왔고, 어기는 온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학교 생활을 시작합니다. 아이들의 따가운 시선과 놀림에 학교 생활의 첫 시작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과학시험을 보게 되는데, 옆 자리의 잭이 시험을 어려워하는 모습을 느낀 어기는 자기 시험지를 몰래 잭에게 보여줍니다. 이를 계기로 잭이 어기에게 친근하게 다가왔고, 같이 점심도 먹고 놀기도 하며 사이좋은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기가 가장 좋아하는 할로윈데이가 왔습니다. 가면을 쓰고 고개를 들고 당당히 학교를 돌아다니던 어기는 우연히 잭이 하는 말을 듣게 됩니다. 어기와 왜 노냐는 다른 친구의 물음에 잭은 교장 선생님의 부탁으로 친하게 지냈는데 자꾸 자신을 따라온다는 내용이었지요. 어기는 큰 상처를 받았고 그 뒤로 잭을 피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혼자가 되는 줄만 알았던 어기에게 이번엔 썸머라는 친구가 다가옵니다. 처음에는 이 친구도 교장 선생님이 시켜서 다가왔다고 생각했만, 이야기를 나눠 보니 정말 순수한 호감에 다가왔던 것이었지요. 한편, 잭은 자신을 피하는 어기의 주변을 맴돕니다. 사실 처음엔 교장 선생님의 권유로 친하게 지낸 것이 맞지만, 어기와 지내면 지낼수록 정말 좋은 친구라는 생각이 들던 찰나, 아이들의 분위기를 맞추려던 잭이 말실수를 해버리고 만 것이었지요. 잭은 썸머를 통해 어기가 자신을 피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고 자신의 실수를 반성합니다. 그리고 게임 속 대화를 통해 두 친구는 오해를 풀고 화해합니다.

친구들과 마음을 나누며 행복한 학교생활을 이어나가던 어기에게 어느 덧 졸업식이 다가옵니다. 졸업식 날, 어기는 모범이 된 학생에게 주는 핸리 워드 비처 메달을 받습니다. 어기와 가족들, 친구들 모두 환한 미소로 함께 기뻐합니다.

2.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어기 주변에는 좋은 어른들이 많습니다. 우선 강인한 엄마와 친구 같은 아빠가 계시고, 올바른 신념을 갖고 있는 교장선생님, 좋은 담임선생님까지 계시지요. 어기에게는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요?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의 작은 티끌 하나도 가슴이 내려앉고, 아이가 무슨 일이 있으면 자책을 하게 됩니다. 아이의 일이라면, 일을 더 부풀려 생각하고 흔들리는 경우도 많지요. 강인하게 중심을 잡고 이끌고 나가기란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래도 부모는 아이를 위해 어떻게든 노력을 해 나갈 수는 있을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더 어려운 부분은 전혀 모르는 낯선 타인입니다. 특히 아이와 가장 가깝게 지내는 선생님이라는 존재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기는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지요. 특히, 교장선생님이 신념이 아주 뚜렷하신 분 같았습니다. 줄리안의 부모가 상담을 왔을 때 이런 말을 합니다. "어기의 얼굴은 바꿀 수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의 시선을 바꿔야지요." 이렇게 말이지요. 담임 선생님 또한 아주 좋은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장애아동을 위한 학교가 들어선다고 하면 반대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장애아동과 통합하여 반을 만든다고 하면 길길이 뛰는 부모들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건 모든 아이들에게 해당되는 말이고, 장애아동에게는 더욱더 절실한 이야기입니다. 어기의 교장선생님의 말처럼 바라보는 시선부터 바꾸는 게 그 시작이 될 것 같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대사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힘겨운 싸움을 하는 모두에게 친절해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그저 바라보면 된다

동생을 사랑하는 비아 누나

3. 비장애 형제의 시선

영화 원더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어기의 누나 비아의 이야기였지요. 어기의 가족은 어기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부모님의 신경이 대부분 어기에게 쏠려있어 비아는 자연스럽게 독립적인 아이가 되어야만 했습니다.

엄마, 아빠, 나는 어기 주위를 도는 행성이다
난 동생을 사랑하고 이 우주에 익숙하다

비아는 이렇게 생각하며 자신을 다독이고는 합니다. 하지만 비아도 아직은 아이입니다. 부모님의 따뜻한 시선, 함께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요. 실제로 비장애 형제들이 겪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다고 합니다. 자신 보다 도움이 더 필요한 형제에게 부모의 손길이 많이 가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섭섭한 마음이 안 생길 수는 없으니까요. 또, 다른 형제자매 사이가 그렇듯 때때로 싫어하는 감정이 생기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비장애 형제가 장애가 있는 형제를 싫어하면 '나쁜 사람'이 되어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아직 감정을 다루는게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이해와 배려가 어쩔 수 없이 강제적으로 주어지게 되는 것이 속상한 마음이 듭니다. 비아 같은 비장애 형제들에게도 심리 상담 프로그램 등 정신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제도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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