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영화 마이걸, 줄거리
베이다는 장의사인 아빠와 삼촌,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사춘기 소녀입니다. 아빠는 늘 일에만 빠져있어 베이다를 잘 케어해 주지 못합니다. 이런 베이다에게 유일한 친구는 옆집에 사는 수줍은 소년 '토마스'입니다. 어느 날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쉘리가 찾아옵니다. 시체를 분장한 다는 말에 잠시 놀랐지만, 함께 일을 하기로 합니다. 베이다는 집에 시신이 들어올 때마다 의사를 찾아가 자신이 아프다고 하고, 식사 시간에 전립선이 아프다며 식탁 밑에 누워있지만 아빠는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쉘리는 이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봅니다.
베이다는 자신이 짝사랑하는 문학선생님의 강의를 듣기 위해 아빠에게 강의료를 달라고 조르지만 역시나 무관심한 반응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하실에 공이 떨어져 가지러 간 베이다가 지하실에 갇히게 되고, 쉘리가 발견해 꺼내줍니다. 쉘리는 베이다가 죽음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있음을 아빠 해리에게 말하지만, 해리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편, 베이다는 쉘리의 캠핑카를 구경하다 쉘리의 비상금에 손을 대고 그 돈으로 문학선생님 강의를 들으러 갑니다. 성인만 들을 수 있는 강의였지만 수강생 어른들의 허락으로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됩니다.
아빠 해리와 쉘리의 데이트 약속을 알고 베이다는 몰래 따라가 훼방을 놓기도 합니다. 그래도 즐거운 시간을 보낸 두 사람은 집에 돌아와서 함께 춤을 추며 서로에게 빠져듭니다. 이 모습도 몰래 지켜보던 베이다의 마음은 점점 더 외로움으로 물듭니다. 해리와 쉘리 둘 사이는 더욱 깊어져갑니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베이다에게 결혼발표를 합니다.
한편, 토마스와 함께 놀러 나간 베이다는 자신이 아끼는 반지를 잃어버리게 되는데 토마스가 그 반지를 찾으러 갔다가 벌에 쏘여 죽고 맙니다. 토마스의 소식을 들은 베이다는 깊은 슬픔에 빠집니다. 토마스의 장례식 날, 베이다는 토마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 길로 문학선생님에게 찾아갑니다. 그리고 사랑고백을 하는데, 그때 선생님의 약혼자를 발견하며 또다시 상처를 받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토마스의 엄마는 베이다에게 토마스가 남긴 마지막 물건을 건네는 데 그건 베이다가 잃어버린 반지였고, 항상 검은색이었던 보석은 푸른색으로 변해있었습니다.

2. 소녀의 시선에서 보는 죽음
베이다는 아이러니하게도 아빠가 장의사라는 직업이라 간접적으로 죽음을 자주 경험합니다. 아빠가 장의사인 것이 영화가 죽음에 대한 주제를 말할 것이라는 어떤 장치처럼 보입니다. 베이다와 가까운 두 사람이 죽습니다. 한 사람은 엄마, 한 사람은 가장 친한 친구.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엄마가 자신을 낳고 얼마 되지 않아 돌아가셨기 때문에 베이다는 항상 자신 때문에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목에 가시가 걸린 것 같다고 말하는 표현이 엄마에 대한 죄책감을 아이의 관점에서 표현한 것이겠지요.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 '토마스'의 죽음은 아직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에 너무 힘든 아픔이었습니다. 하지만 기특하게도 베이다는 깊은 슬픔을 겪고 나서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토마스의 죽음 후 베이다가 지은 시를 통해 그녀의 성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눈물 흘리는 수양버들
왜 넌 항상 울고 찡그리지?
어느 날 그가 떠났기 때문이야?
그가 머물 수 없어서야?
그가 매달렸던 네 가지
그날의 행복을 갈망하고 있니?
네 그늘에서 쉬던 그
그 웃음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
수양버들이여 눈물을 거둬
네 두려움을 잠재울 무언가가 있으니
죽음으로 영원히 사라졌다 생각하겠지만
그는 언제나 네 마음속에 있을 거야
수양버들은 아마 베이다 자신을 가리키는 것 이겠지요. 슬픔의 과정을 거쳐 죽음을 바라보는 눈이 한층 성숙해졌다는 게 느껴지는 시였습니다.
베이다 보다 한참 어른인 저는 아직 소중한 사람을 잃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죽음은 겪었지만 부모님이나 친구와 같은 더 가까운 이들의 죽음은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그 슬픔이 어느 정도일지 감히 상상조차 못 하겠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그런 일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때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받아들이고 감정을 겪어내고 다시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 이것밖에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베이다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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