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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헬프, 차별 없는 세상이 올까요

by 베이지크림 2023.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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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헬프, 줄거리

1960년대 미시시피주,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시기에 17명의 아이들을 돌봐온 베테랑 가정부인 에이블린과 힐리의 가정부인 미니가 있습니다. 둘은 힘겨운 삶 속에서 서로 위안이 되는 친구입니다. 한편,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스키터는 멋진 남자와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는 친구들과 달리 작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스키터는 우연히 에이블린에게 자신을 키워준 가정부 콘스탄틴이 부당하게 해고당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가정부들의 입장에서 글을 쓰기로 결심합니다. 스키터는 가정부들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쓰는 데에 뉴욕 출판사로 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자 에이블린을 찾아가 인터뷰를 시도하지만 에이블린은 거절합니다. 유색인의 동등권을 주장하는 글을 배포하는 것조차 미시시피에서는 불법이었기에 자신의 부당함에 대항하는 것보다는 두려움이 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친구 미니가 겪은 부당한 처우에 참을 수 없었던 에이블린은 결국 인터뷰에 응하게 됩니다.
 
에이블린은 자신이 겪었던 가정부 생활을 털어놓게 되고, 후에 친구인 미니도 인터뷰에 동참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흑인 가정부들도 고심 끝에 인터뷰에 응하며 부당하게 당했던 일들을 토로하기 시작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그녀들의 이야기가 출간을 앞두게 되고 스키터는 이야기의 마지막을 장식할 콘스탄틴에 대한 정보를 듣기 위해 자신의 엄마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그녀가 이 세상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스키터는 슬픔에 빠집니다. 그렇게 모든 원고가 마무리되고 마침내 그녀들의 이야기 '헬프'가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2. 엄마를 대신 했던 그녀들

영화는 유색인 가정부들의 인터뷰 속에서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을 많이 보여줍니다. 그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백인 가정의 자녀들을 돌봐주며 사실상 진짜 엄마의 역할을 한 에이블린의 이야기였습니다. 백인 엄마는 아이를 낳기만 하고 키우지는 않았습니다. 하루에 한 번 아이를 안아주는 것이 전부이고, 산후우울증에 빠져있기만 합니다. 아이를 보듬고 안으며 사랑을 끊임없이 주는 것은 다름 아닌 가정부입니다. 에이블린은 아이에게 늘 "너는 친절해. 너는 똑똑해. 너는 소중한 사람이야."라고 자꾸 되뇌게 하며 소중한 가르침을 주고, 아이도 "내 진짜 엄마는 에이비야"라고 말하며 에이블린의 품 속으로 파고듭니다.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 스키터도 이런 환경에서 컸습니다. 자신을 키워준, 그녀에게 엄마나 다름없었던 가정부 '콘슨탄틴'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고마운 존재가 자신의 진짜 엄마의 알량한 체면 때문에 부당하게 해고되고, 게다가 세상에 없는 것을 알게 됐을 때의 슬픔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영화는 이렇게 아직 어린 아이가 가정부에게 크고 있는 상황과 그런 상황에서 성장한 성인을 번갈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커다란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3. 차별의 끝은 어디일까

과거에는 정말 극심한 차별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도 인종 차별은 존재합니다. 영화에서는 백인이 흑인을 차별하는 모습이 나왔지만, 흑인이 또 동양인을 차별하는 현시대는 또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인지 모르겠습니다. 인종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은 평등하다는 인식이 도래하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차이를 개성으로 보는 그날 말입니다. 
 
영화에서는 셀리아와 미니의 우정을 통해 '그날'의 청사진을 제시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흐뭇하게 웃으면서 봤던 에피소드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인종 차별은 아니지만, 마을의 영향력 있는 '할리'에게 미운털이 박혀 '또 다른 차별'을 당해 무시당하던 셀리아는 미니의 존재만으로도 감사하며 서로의 마음을 터놓는 친구 같은 사이가 됩니다. 
세상에는 인종 차별만이 아닌 다양한 차별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자본주의 시대에서 빈부의 격차를 통한 차별이 가장 대두되는 문제일 것입니다. 모쪼록 우리 모두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글을 쓰고 있지만, '이건 너무 소설 같은 이야기일까?'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드는 현실입니다. 차이는 분명하더라도 그 차이로 인한 무분별한 차별은 꼭 없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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