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환상 그 자체

1.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줄거리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픈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샘은 8살 아들 조나와 함께 시애틀에 살고 있습니다. 한편, 볼티모어에 살고 있는 신문기자 애니는 약혼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샘의 아들 조나는 라디오에 아빠에게 새엄마가 필요하다는 귀여운 사연을 보내고 애니는 이 방송을 듣게 됩니다. 샘은 조나의 바람으로 어쩔 수 없이 라디오 방송을 하게 되고 진심 어린 사연에 폭발적인 반응을 얻게 됩니다. 애니 역시 측은한 마음을 넘어 그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애니 곁에는 완벽한 약혼자 월터가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샘의 목소리가 잊히지 않았습니다.

샘은 라디오에 주소를 알려준 조나 덕에 각지에서 온 청취자들의 응원편지를 받습니다. 대부분 샘에 대한 호감을 표시하는 편지들이었습니다. 한편, 잠이 오지 않던 애니는 라디오를 듣던 중 또다시 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생판 모르는 남자에게 자꾸 끌리는 마음에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그리고 애니도 샘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발렌타인데이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만나자는 약속의 내용도 들어있었습니다. 애니의 편지가 마음에 들었던 조나는 자신의 새엄마가 될 여자라며 샘에게 편지를 내미는데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합니다.

 

애니는 기사를 핑계로 샘이 살고 있는 시애틀로 향합니다. 샘과 조나의 다정한 모습을 몰래 지켜 보고 다음날 용기를 내 샘에게 다시 찾아가는데 샘의 여동생과 함께 있는 걸 본 애니는 오해를 합니다. 급히 볼티모어로 다시 돌아온 애니는 거짓된 환상에 사로잡힌 자신에게 화가 납니다. 한편, 어떠한 설득에도 샘이 애니를 만나려 하지 않자 조나는 뉴욕행 비행기를 끊고 혼자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으로 향합니다. 이를 알게 된 샘도 곧바로 뒤따라 뉴욕으로 향합니다. 이때 애니도 뉴욕에서 월터와 함께 있었습니다. 월터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애니는 그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으로 갑니다. 샘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도착하고 조나를 만나 집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간발의 차로 엇갈리고 맙니다. 애니는 아쉬운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다가 조나의 가방을 발견하게 되고, 가방을 찾으러 다시 올라오 샘과 조나는 애니를 만납니다. 

 

2. 말이 좀 안 되면 어떤가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은 환상 그 자체의 스토리입니다. 로맨스 장르지만 내용만 보면 판타지 장르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사람을 잘 못 믿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판타지면 어떻습니까? 말이 좀 안 되면 어떤가요? 이렇게 설렐 수 있다면 말입니다. 

 

앰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애니가 조나의 가방을 발견하고 가방을 찾기 위해 다시 돌아온 샘과 조나를 바라보는 애니의  표정은 언제봐도 가슴이 설렙니다.

 

샘: 당신이군요.

애니: 저에요.

 

긴 말이 필요 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운명을 느끼게 된 두 사람. 그리고 손을 잡고 같이 걸어가며 서로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장면을 정말 좋아합니다.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단번에 운명을 느끼고 바로 손을 잡고 같이 내려가는 게 정말 가능한 걸까 싶지만 이미 감정 이입이 되어 버려서 이성적인 판단은 흐려지는 것 같습니다.

 

1993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지금의 로맨스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순수한 따뜻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서늘하고 메마른 느낌이 들 때 자꾸 찾아보게 되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덤으로 그 시절 반짝거리는 맥 라이언과 톰 행크스 두 배우를 보는 것은 또 하나의 설렘과 즐거움을 줍니다.

 

3. 영화의 모티브가 된 영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모티브가 된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1957년 영화 '어페어 투 리멤버'가 그 주인공입니다. 어페어 투 리멤버는 1939년 만들어진 '러브 어페어'의 리메이크 작품으로 애니의 인생 영화이자 영화 속 중요한 요소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만나는 중요한 설정을 가지고 왔습니다. 로맨스의 고전이라 불리는 영화이니 만큼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과 함께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